출간일
2016년 05월 26일
쪽수,무게,크기
112쪽 | 244g | 150*210*20mm
ISBN13
9788993143515
ISBN10
89931435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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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보여!”
보청기 낀 소년 티보의 달콤살벌 학교 적응기
프랑스 장애 관련 기관 Handicap & Societe 재단과
퐁피두센터 공공정보도서관 선정 ‘2015 우수 어린이 장애 도서’
초등학교 4학년, 티보의 귀엔 늘 보청기가 꽂혀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잘 듣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래서일까요? 티보는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으면 색깔이 보여요. 가장 친한 친구 사미의 목소리는 짙은 초록색, 내가 좋아하는 여자 친구 루의 목소리는 딸기색, 엄마가 슬플 때 엄마 입에선 옅은 노란색 목소리가 흘러나오죠.
엄마 아빠는 티보를 위해서 조용한 동네로 이사를 왔어요. 새집, 새로운 학교, 새로 사귄 친구들은 티보 마음에 꼭 들지만 남자애들은 티보가 입만 열면 발음이 이상하다며 놀려 대고, 담임 선생님은 티보를 마음에 안 들어 합니다. 티보가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건 귀가 잘 안 들리기 때문인데, 어쩐지 선생님은 티보를 나쁜 아이처럼 여기는 것 같아요.
어느 천둥 치던 날, 우르릉 쾅 소리와 함께 선생님이 티보를 향해 팔을 번쩍 들어 올리는데…… 선생님의 행동이 너무 무서워서 그만 학교에서 도망치고 만 티보. 선생님은 도대체 티보에게 왜 그러는 걸까요? 티보는 이 학교에서 4학년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요?
글 : 실비 드조르
1957년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났습니다. 스무 살 때부터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기도 하고, 무대 의상가, 가구 세공인, 도서관 사서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도 늘 가방 속에 책과 노트를 지니고 다녔습니다. 지금은 어린이 책 작가가 되어 소외된 삶, 현실적인 문제들에 직면해 있는 인물들을 통해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책을 짓고 있습니다. 《보청기 낀 소년 티보》는 프랑스 장애 관련 기관인 Handicap & Societe 재단과 퐁피두센터 공공정보도서관이 주관하는 ‘2015 장애 도서상’에서 ‘우수 어린이 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림 : 말리크 드조르
실비 드조르의 아들로, 1981년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났습니다. 앙굴렘 국립미술학교를 거쳐 스트라스부르 장식예술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2004년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신인 작가상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으며, 지금은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역자 : 전광철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한 뒤 지금은 출판기획, 번역 프리랜서와 기획번역 모임인 마음물꼬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연어 숲에서》 《우리도 친구가 될 수 있어》 《교황의 경제학》 《성장 없는 번영》 《끝나지 않은 노예의 역사》 등이 있습니다.
우리의 새집
벚나무 초등학교
기사 그리고 여자아이들
시퍼런 멍 자국
선생님은 기사가 아니야
나의 친구들
태평양에 빠진 날
알파벳과 열두 달
루의 딸기색 목소리
공자님 말씀
고장 난 보청기
천둥 치는 학교
선생님의 후회
차가운 뽀뽀
인도 음악 만세!
나의 두두, 나의 가족
안녕, 4학년!
먹구름이 점점 밀려오고 있었다. 다리는 어떻게 된 거냐면,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서 축구 시합을 하던 반 남자아이들이 수비수가 한 명 부족하다며 나를 운동장으로 불러냈다. 사실 난 축구를 전혀 못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애들도 그 사실을 깨닫고 나더러 당장 빠지라고 아우성을 쳤다. 그런데 내가 잘 못 알아듣고 멀뚱멀뚱 서 있자 나를 밀치고 발로 찼다. 그래서 멍이 든 거다.
보청기를 낀다고 해도 시끌시끌한 운동장에서는 누가 무슨 얘길 하는지 잘 알아들을 수 없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난 축구 따위에 아무 관심도 없으니까.
--- p.24
아무리 보청기를 낀다고 해도 말하는 사람을 쳐다보지 않으면 알아듣기가 힘들다. 수업을 따라가려면 칠판과 선생님과 아이들을 한꺼번에 쳐다봐야 한다. 1초라도 한눈을 팔았다간 수업 흐름을 놓치고, 더 이상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학교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난 하루 종일 사람들 얼굴을 쳐다본다. 표정을 살피고 입술을 읽어야 상대방 말을 이해할 수 있고, 앞으로 일어날 일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세 배는 더 집중해야 하니, 너무너무 피곤하다! 그런데도 슈발리에 선생님은 전혀...먹구름이 점점 밀려오고 있었다. 다리는 어떻게 된 거냐면,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서 축구 시합을 하던 반 남자아이들이 수비수가 한 명 부족하다며 나를 운동장으로 불러냈다. 사실 난 축구를 전혀 못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애들도 그 사실을 깨닫고 나더러 당장 빠지라고 아우성을 쳤다. 그런데 내가 잘 못 알아듣고 멀뚱멀뚱 서 있자 나를 밀치고 발로 찼다. 그래서 멍이 든 거다.
보청기를 낀다고 해도 시끌시끌한 운동장에서는 누가 무슨 얘길 하는지 잘 알아들을 수 없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난 축구 따위에 아무 관심도 없으니까.
--- p.24
아무리 보청기를 낀다고 해도 말하는 사람을 쳐다보지 않으면 알아듣기가 힘들다. 수업을 따라가려면 칠판과 선생님과 아이들을 한꺼번에 쳐다봐야 한다. 1초라도 한눈을 팔았다간 수업 흐름을 놓치고, 더 이상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학교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난 하루 종일 사람들 얼굴을 쳐다본다. 표정을 살피고 입술을 읽어야 상대방 말을 이해할 수 있고, 앞으로 일어날 일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세 배는 더 집중해야 하니, 너무너무 피곤하다! 그런데도 슈발리에 선생님은 전혀 너그럽지 않다.
--- p.30-31
어렸을 때부터 난 가끔씩 엄마가 하는 이야기는 잘 못 들으면서 사미가 하는 말만큼은 척척 알아들었다. 내가 보청기를 처음 꼈을 때부터 사미의 목소리가 내 삶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일까? 사미의 낮고 고운 목소리에 색이 있다면 분명히 짙은 초록색일 거다.
--- p.39
“댁의 아이는 제가 옆에 있을 때 자제하지 못하고 제 손을 잡습니다. 그 나이 때에는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행동이죠. 고쳐야 할 버릇입니다.”
서리처럼 하얗고 차가운 침묵이 흘렀다. 아빠도 창밖의 벚나무를 바라봤다. 내가 나무와 별, 새의 종류를 구별할 수 있도록 가르쳐 준 사람이 바로 아빠다. 대화를 할 때 내가 상대방의 손을 잡는 건, 그 사람에게 공감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엄마 아빠는 알고 있다. 그리고 대개 어른들은 나의 이런 행동을 이해하고 내게 좀 더 주의를 기울여 준다. 엄마는 화가 나서 내 어깨를 붙들고 슈발리에 선생님에게서 등을 돌렸다.
선생님은 태양계의 행성들을 헷갈리지 않고 순서대로 줄줄이 외울 수 있을까?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들의 이름은?
--- p.53
그때 갑자기 내 앞에 시커먼 그림자가 드리웠다. 슈발리에 선생님이었다.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내 앞에 다가선 선생님이 손을 번쩍 쳐들었다. 우르릉 쾅! 천둥소리가 하늘을 울렸다.
--- p.79
“너 나 봐준 거지? 치, 난 겁쟁이 아닌데!”
루는 이렇게 톡 쏘아붙이더니 더 이상 눈을 던지지 않고 진지한 눈으로 날 뚫어지게 쳐다봤다. 나는 루의 차가운
코 위에 뽀뽀를 했다.
“얼레리꼴레리, 둘이 좋아한대요. 난 다 봤다!”
마티아스가 놀려 댔다.
“티보하고 루하고 좋아한대! 이제 둘이 애인이야!”
킴과 클로에가 입을 모아 소리쳤다.
--- p.93-95
‘보청기’ ‘청각 장애’와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의 ‘티보’를 바라봐 주세요!
이 책은 보청기를 끼고 생활해야 하는 청각 장애 아이가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움과 고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오해와 편견을 주인공 티보의 목소리를 통해 그려낸 성장동화입니다. 티보는 문법을 95점이나 받을 정도로 책을 아주 잘 읽지만, 알파벳과 열두 달을 순서대로 외우는 건 힘듭니다. 특히 받아쓰기나 선생님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는 건 너무너무 어렵지요. 수업 시간에 선생님과 아이들을 번갈아 쳐다보지 않으면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도 없고, 시끄러운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외치는 소리는 소음 같아서 무슨 소리인지 분간할 수도 없습니다. 발음도 정확하지 않은 데다가 축구까지 할 줄 모르니 남자애들은 티보를 놀리기 일쑤입니다. 담임 선생님마저 티보의 어려움을 이해하기는커녕 자신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티보를 못마땅해하고 차갑게 대하지요.
하지만 티보에게는 좋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특히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만난 여자 친구 ‘루’는 늘 옆에서 티보를 살뜰히 챙기고, 배려해 주고, 함께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루를 비롯한 친구들 역시 티보의 장애가 아닌, 티보라는 아이 자체에 집중하고 티보와 친구가 되지요. 또 어렸을 때부터 간직해 온 보물 1호 인형 두두와 언제나 옆에서 듬뿍 사랑을 주고 지지해 주는 부모님 역시 티보에겐 든든한 존재입니다.
보청기를 끼면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이 가능한 청각 장애 아이들은 대개 일반학교에서 비장애 아이들과 함께 생활합니다. 청각 장애 아이들이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려면 다른 아이들보다 몇 배나 노력을 해야 하지요. 하지만 수업을 이해하는 것보다 힘든 게 있습니다.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오해와 편견, 차별과 동정의 시선을 이겨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티보는 책 읽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친구들과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고, 딴생각을 즐겨 하고, 여자 친구 생각에 두근거리는 평범한 4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는 점이 조금 ‘다를’ 뿐이지요. 이처럼 장애가 있다는 것은 ‘다른’ 것일 뿐 결코 차별하거나 차별받을 일이 아닙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청각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주변에 보청기를 낀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 존중하고 배려해야 할지를 알...‘보청기’ ‘청각 장애’와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의 ‘티보’를 바라봐 주세요!
이 책은 보청기를 끼고 생활해야 하는 청각 장애 아이가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움과 고민,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오해와 편견을 주인공 티보의 목소리를 통해 그려낸 성장동화입니다. 티보는 문법을 95점이나 받을 정도로 책을 아주 잘 읽지만, 알파벳과 열두 달을 순서대로 외우는 건 힘듭니다. 특히 받아쓰기나 선생님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는 건 너무너무 어렵지요. 수업 시간에 선생님과 아이들을 번갈아 쳐다보지 않으면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도 없고, 시끄러운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외치는 소리는 소음 같아서 무슨 소리인지 분간할 수도 없습니다. 발음도 정확하지 않은 데다가 축구까지 할 줄 모르니 남자애들은 티보를 놀리기 일쑤입니다. 담임 선생님마저 티보의 어려움을 이해하기는커녕 자신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티보를 못마땅해하고 차갑게 대하지요.
하지만 티보에게는 좋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특히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만난 여자 친구 ‘루’는 늘 옆에서 티보를 살뜰히 챙기고, 배려해 주고, 함께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루를 비롯한 친구들 역시 티보의 장애가 아닌, 티보라는 아이 자체에 집중하고 티보와 친구가 되지요. 또 어렸을 때부터 간직해 온 보물 1호 인형 두두와 언제나 옆에서 듬뿍 사랑을 주고 지지해 주는 부모님 역시 티보에겐 든든한 존재입니다.
보청기를 끼면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이 가능한 청각 장애 아이들은 대개 일반학교에서 비장애 아이들과 함께 생활합니다. 청각 장애 아이들이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려면 다른 아이들보다 몇 배나 노력을 해야 하지요. 하지만 수업을 이해하는 것보다 힘든 게 있습니다.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오해와 편견, 차별과 동정의 시선을 이겨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티보는 책 읽기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친구들과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고, 딴생각을 즐겨 하고, 여자 친구 생각에 두근거리는 평범한 4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는 점이 조금 ‘다를’ 뿐이지요. 이처럼 장애가 있다는 것은 ‘다른’ 것일 뿐 결코 차별하거나 차별받을 일이 아닙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청각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주변에 보청기를 낀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 존중하고 배려해야 할지를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더 나아가 나와 조금 다른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어린이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