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책 속으로
?언어병리학을 강의실에서 배운 이후, 처음 언어치료 현장에서 아이들을 마주했을 때 느꼈던 막막함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몇 년간 열심히 배우고 실습 과정에서 매 회기 언어 평가와 치료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겪은 일이었기에 더욱 당황스러웠습니다. 학교에서와 달리, 그 누구도 내가 평가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치료의 방향과 수준이 적절한지 피드백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더욱 두려운 이유는, 우리가 만나게 될 아이들과 보호자들은 우리를 언어장애전문가로서 전적으로 신뢰하고 따라가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현재 언어병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과, 현장에서 경험을 쌓기 시작한 임상경력 5년 이내의 초보 언어치료사를 대상으로 임상관찰과 임상실습, 그리고 현장에서 도움이 될만한 언어치료 실용서입니다. 이 한 권의 책에 언어이전기 아동의 중재에 대한 방대한 내용을 다 담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자들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핵심적인 내용을 중점으로 다루었습니다. 졸업 이후 근무하는 환경에 따라 만나게 되는 언어치료 대상자는 상이합니다. 복지관에서 학령기의 뇌성마비 아동을 만날 수도 있고, 요양병원에서 노년기의 치매 환자분을 만날 수도 있으며 발달센터에서 언어발달지연을 보이는 유아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저자들의 경험에 따르면, 그 중에서도 초보 임상가들과 실습생들이 가장 난처해하는 언어치료 대상 유형 중 하나가 바로‘ 무발화’라고 불리는 언어이전기 수준의 대상자입니다. 따라서 저자들은 이 책에서 언어이전기 대상자에 초점을 맞추어 집필하였습니다.
영아는 대개 생후 12개월경에‘ 엄마’‘, 아빠’와 같은 첫낱말을 산출하며 성인의 말소리를 모방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이해하고 표현하는 낱말이 점차 늘어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말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가 지났음에도 명확한 언어적 의미를 지닌 말을 산출하지 못하는 경우 언어치료실에 내원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언어발달에 있어서 기초 인지 발달, 말소리 발달, 초기 어휘 발달 등 하위영역별 발달 단계를 먼저 이해하고자 합니다. 이후, 각 영역별로 어떠한 평가를 진행할 것인지 평가 양식과 사례를 실어놓았습니다. 또한, 중재 영역에서는 치료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하는 다양한 치료 활동과 기법, 그리고 사례를 순차적으로 제시하여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끝으로, 각 장마다‘ 생각해보기’ 질문과 예시 답안을 통하여 함께 고민해보고 확장해나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출판할 수 있도록 관심과 열정을 기울여주신 에이스북 출판사의 고영수 이사님과 편집을 위해 신경써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 책을 펼치며 떠올리는 아이들이 있으셨을 많은 언어치료사, 전공 학생, 아동 부모님 및 관련 종사자분들께도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